BTS 밴플리트상 수상 소감에 중국 여론 분노, 공감 받지 못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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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월량선생

얼마 전 인터넷에 BTS 방탄소년단이 밴플리트상 수상 소감을 발표하면서 중국에서 난리가 난 적이 있었습니다.

BTS야 이제는 세계적인 대세 아이돌이라 인터넷이 떠들석한건 이제는 별 큰 이슈 거리도 아닌데요, 가만 보다 보니 수상 소감을 놓고 중국 네티즌들이 강하게 항의하며 논란이 된 것이었습니다.

무슨 일인가 싶어 수상 소감 내용도 찾아보고 이리저리 읽어보고 또 고민해보고 했는데… 어떤 부분에서 논란이 되는지 전혀 이해를 할 수가 없더군요.

오늘은 이번 BTS 밴플리트상 수상 소감 관련하여 왜 중국에서 난리가 난 건지, 간단하게 살펴보겠습니다.

BTS 밴플리트상 수상 및 소감문 내용

The-Korea-Society-and-BTS


먼저 이번에 이슈가 되고 있는 밴플리트상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겠습니다.

밴플리트상은 미국 육군 제임스 밴 플리트(1892∼1992) 장군을 기려 1992년부터 코리아 소사이어티에서 대한민국과 미국의 관계에 크게 기여한 인물에게 수여하는 상 입니다.

밴플리트 장군은 제2차 세계대전과 6.25 한국 전쟁에도 참전하였으며, 그의 아들도 한국 전쟁 당시 공군 파일럿으로 참전하였으나 안타깝게도 한국 전쟁에서 아들을 잃게 됩니다.

아들을 전쟁에서 잃은 슬픔에도 불구하고 밴플리트 장군은 미국 제8군 사령관으로서 한미재단을 설립하고, 직접 대한민국 육군사관학교의 건물을 신축하는 등, 전후 한국을 위해 많은 공헌을 하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전역한 후에도 장군은 전 미국을 돌면서 대한민국의 전쟁 고아를 돕기 위한 모금 활동 연설에 나서는 등 한국을 돕기 위해 그 어느 한국 전쟁 참전 장군들보다 많은 일을 하였습니다.

역대 수상자들을 살펴보면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등 미국인 뿐만 아니라 김대중 전 대통령, 반기문 전 외교통상부 장관, 이건희 삼성 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 기아차 그룹 회장 등 그야말로 미국과 한국을 대표하고 양국의 교류에 이바지 한 분들이 선정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BTS가 그 공로를 인정받아 수상하게 되었고, 수상 소감 중 아래 RM이 언급한 내용을 중국 측에서 걸고 넘어진 것입니다.

BTS-밴플리트상-수상

… 코리아 소사이어티의 2020년 연례 행사는 올해가 한국전쟁 70주년이라 특히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양국이 함께 겪었던 고난의 역사와 많은 남성 및 여성의 희생을 영원히 기억해야 합니다…

(이하 생략)

자, 이 문맥 속에서 중국과의 연관성이 파악 되시나요?

처음에 이 내용을 보고, 이 내용과 중국이 무슨 관계일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야말로 “뜬금없다”는 느낌이었어요. 

형이-왜-거기서-나와-뜬금없을-때
이런 느낌? ㅎ


논란의 시초 – 환구시보

문제의 시작은 지난 12일 환구시보에 올라온 “방탄소년단의 수상소감이 중국 네티즌 분노 일으켜” 라는 제목의 기사가 발단이 되었습니다.

환구시보 기사에서 이야기 하는 주요 논리를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BTS가 얘기하는 ‘양국의 고난’ 은 한국과 미국의 고난이고, 이는 중국이 ‘미국에 대항하여 조선을 도와준’ 항미원조전쟁 (중국에서는 6.25전쟁을 이렇게 부른다) 에서의 중국 군인들의 희생을 무시한 처사이며, 이러한 발언이 정치적이라는 논리입니다.

이 기사가 올라온 후로 또 다른 매체들도 비슷한 논리로 부풀려 나갔고, 이에 중국 네티즌들도 ‘BTS 퇴출’, ‘한국 제품 불매’ 등을 외치고 있는 상황입니다. 현재 환구시보의 해당 기사는 내려간 상태이나, 중국 여론은 계속 한국에 공감하기 어려운 분노만 표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환구시보-기사


이 논란의 중심에 있는 사상은 중국의 ‘항미원조전쟁’ 이라는 개념입니다.

역사적인 사실만 봐도 북한과 소련이 남침한 상황에서 한국과 미국을 비롯한 UN군의 연합으로 대항한 전쟁이 한국전쟁이고, 중간에 중공군의 개입으로 현재와 같이 분단 된 상황이 된 것인데, 이런 역사적 정황만 놓고 봐도 중국이 이와 같은 억지 주장을 하는 것은 그야말로 어불성설입니다.

하도 어이가 없어서 진짜 중국 내 반응이 그런 것인지 Baidu 통해 검색을 해보니, 정말로 많은 중국 네티즌들이 그런 반응을 적어 놓았더군요… (BTS가 한국전쟁의 본질을 전혀 모르고 있다는 글도 있네요… ㅎ)

하지만 이번 일이 이슈화 되면서 오히려 서구권에서는 한국전쟁에 대해 잘 모르던 사람들도 찾아서 검색해보고, 중국 쪽의 처사가 얼마나 황당한 것인지 알게 되고 있다 합니다.

이번 사태를 보면서…

이상으로 BTS의 밴플리트상 수상 소감과 관련하여 중국의 여론이 분노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간단히 살펴봤습니다.

이번 사태를 보면서 한 나라의 역사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 건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느 누구에게나 자신의 나라가 소중한 것은 당연하지만, ‘나의 나라만 소중하다’는 그런 왜곡된 사상은 한 나라의 국격을 얼마나 떨어뜨리는지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 스스로도 우리나라 역사 공부를 게을리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부끄럽게도 이번 이슈를 정리하면서 밴플리트 장군과 그의 슬픈 가족사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고, 한국전쟁 당시 전 세계 많은 나라의 도움이 없었다면 현재의 대한민국도 없었을 것을 생각하며, 저 또한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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