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댓글부대 ‘우마오당(五毛黨 5마오당)’

Photo of author

By 월량선생

요즘 중국 관련 기사들을 보다 보면 예전에 보지 못했던 신조어 같은 것들이 많이 보입니다. 몇 일 전 포스팅 했던 샤오펀홍(小粉紅)도 그렇구요. 근래 샤오펀홍에 대해 열심히 찾다 보니 또한 같이 언급되는 ‘우마오당’ 이라는 단어가 심심찮게 보였습니다.

五毛黨(우마오당) 이란? 

우리 식으로 읽으면 ‘오모당’이 되겠군요. ‘우마오당’은 중국 공산당(중공)에 의해 고용된 사람들로, 중국 및 외국 인터넷을 가리지 않고 중국 공산당 찬양 혹은 친중 세력/인물을 옹호하는 댓글을 다는 인터넷 여론 조작원,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댓글 알바’ 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들은 기본 월급 600위안에 댓글 한 개 당 5마오(五毛)(0.5위안)를 지급 받는다는 사실이 알려지게 되면서 이들을 비꼬거나 비난하기 위해 ‘5마오를 받는 무리’라는 뜻의 우마오당(五毛党, 五毛黨)이라고 불리게 되었다고 하네요. (최근 7마오로 인상되어 七毛黨(치마오당)이라 불리기도 한다는군요 ㅎㅎ)

실제-5마오-화폐-사진
실제 5마오(五毛) 화폐 사진


우마오당의 규모

2015년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서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중국 정부 주도의 이 댓글 알바 집단의 규모가 1000만 명을 넘는다고 합니다.

우마오당의 규모가 담긴 문서가 보도된 것은 당시 RFA 보도한 내용이 처음으로, RFA는 중국 공산당 산하 청년 조직인 중국공산주의청년단(共靑團)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각 성 청년 문명지원자대오건설 배분참고표’를 인용해 규모를 보도했습니다.

이 참고표에 따르면 우마오당의 규모는 1052만 명이며, 이 중 대학생은 402만 명으로 젊은 고학력 지식인이 주로 활동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중국 인터넷 사용자가 6억 5000만 명(2014년 말 기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약 64명 중 1명에 해당하는 비율입니다. 지역 별로는 산둥(山東)성이 78만 명으로 최다를 기록했고 쓰촨(四川)성(68만 명), 허난(河南)성(67만 명), 광둥(廣東)성(63만 명) 순이었습니다.

우마오당-타이핑


그렇다면, 중국은 이 정도 규모의 댓글 부대 인원들을 어떤 방식으로 관리하고 있을까요?

또 다른 매체 보쉰(博迅)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우마오당을 중국 정규군을 본뜬 군사화 조직으로 만들기로 했다고 합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고위층의 지시로 우마오당을 전국에 5대 본부로 나눠 관리하기로 했는데, 이러한 편제는 중국군 5개 전구(戰區) 형식을 모방한 것으로, 5대 전구는 전국을 동, 서, 남, 북, 중부 지역으로 나눠 관장하는 것을 말합니다.

우마오당은 전국 대학과 각 지방의 당 선전부가 관리하는데, 전국 현 단위 당위원회에는 이미 인터넷실(또는 처) 신설이 완료됐으며, 중국 당국은 우마오당을 정규군화 하면서 일인당 최고 1만 위안(180만원)의 월급을 지급할 방침으로 전해졌습니다.


우마오당의 화려한(?) 활동

우리나라에도 있다는 댓글 알바가 중국에도 있다는 게 놀랍습니다. 관련 내용들을 찾아보면 중국 내에서 뿐만 아니라 여러 해외에서, 그리고 우리나라의 인터넷 게시판에서도 활동한 흔적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내부 고발자를 통해 밝혀진 바로는, 지난 코로나 사태에 대해서도 다른 나라에 더 큰 문제가 있는 것 처럼 보이기 위해 정해진 포맷에 나라 이름만 바꿔가며 나눠서 뿌리고, 정작 중국은 ‘노아의 방주’처럼 안전하다는 식의 여론 몰이를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뿐만 아니라 근래 있었던 BTS 밴플리트 수상 소감이효리 ‘마오’ 발언쯔위의 대만 국기 이슈 등이 모두 이들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이며, 우마오당 조직 관리자로 근무하다 호주로 망명한 한 인사의 증언에 따르면, 대만 총통 선거에서도 친중적 성향의 국민당 후보를 당선 시키기 위해 20여만 개의 계정을 운용해 여론 조작을 했다는 폭로도 있었습니다.

다음-포탈-화면
아시안 게임 한중전 당시 ‘다음(DAUM) 클릭 응원’ 페이지

최근에는 중국 항저우 아시안 게임 축구 8강 전이 열린 지난 10월 초에 국내 양대 포털 사이트인 네이버와 다음에서 ‘클릭 응원전’이 펼쳐졌는데, 그 중 다음 포털에서의 결과가 이상하게 나와 중국 댓글 부대가 개입한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들게 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유독 다음 포탈에서만 한국을 응원하는 클릭 수가 210만 회(8%)인 반면, 중국을 응원하는 클릭 수는 2467만 회(92%)에 달했는데요, 일반적인 국민 정서 상 납득이 되지 않는 상황인데다, 아이디를 넣고 들어가야 하는 네이버는 한국이 94%, 중국이 6%인 데 반해 누구나 횟수 제한 없이 클릭할 수 있는 다음은 정반대로 나와 무언가 외부 개입이 있었던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있었습니다.

우마오당이 개입했다는 구체적인 증거는 없지만, 그간의 여러 정황 상 대규모의 편향된 작업이 진행된 것이 아닌가 의심할 수 밖에 없는 대목입니다. 

마치며…

여하튼 중국 인터넷 사이트에 달려있는 다소 과격한 글들 중에는 여론 조작을 위해 달렸을 글들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이런 우마오당 인원이 1천만 명이 넘는다고 하니 정말 무시무시한 일입니다.

갑자기 예전 중국 문화대혁명 시절의 ‘홍위병이 떠오르네요. 현대판 온라인 ‘홍위병’ 이라고 해야 할까요? 여론이 조작될 수 있다는 사실, 그리고 그것이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거 같다는 사실이 무섭네요. (나중에 홍위병 이야기도 한번 포스팅 해야겠군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