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습니다.
바로 희토류 분쟁인데요, 희토류는 첨단 산업에 반드시 필요한 핵심 부품에 들어가는 원료입니다.
그런데 이 희토류는 전세계 대부분의 생산을 중국이 차지하고 있기에 이슈가 되고 있는데요, 심지어 ‘희토류 관련주’라고 분류되는 각종 기업들의 주가도 들썩이는 모습입니다.
오늘은 이 희토류 이슈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희토류란 무엇인가?
희토류(稀土類)를 한자 그대로 해석해보면…. ‘희귀한 흙 종류?’ 정도로 볼 수 있겠습니다.
정확히 얘기하면, 물질의 지구 화학적 특성 상 경제성이 있을 정도로 농축된 형태로는 산출되지 않고 광물 형태로는 희귀하므로, ‘자연계에 매우 드물게 존재하는 금속 원소’라는 의미로 그렇게 이름이 붙었습니다.
(But, 희토류 중 몇몇 원소는 이름과 달리 풍부하게 매장된 것도 있다 합니다.)
현대사회에서 희토류는 전기 및 하이브리드 자동차, 풍력발전, 태양열 발전 등 21세기 저탄소 녹색성장에 필수적인 영구자석 제작에 꼭 필요한 물질입니다.
예를 들어, 전기자동차 한대를 움직이는 데 필요한 영구자석에는 희토류 원소가 약 1kg가량 포함되어 있습니다.
또한 LCD·LED·스마트폰 등의 IT산업, 카메라·컴퓨터 등의 전자제품, CRT·형광램프 등의 형광체 및 광섬유 등에 필수적일 뿐만 아니라 방사성 차폐 효과가 뛰어나기 때문에 원자로 제어제로도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희토류 분쟁의 시작
지난 트럼프 대통령에 이어 취임한 바이든 미국 대통령.
통상 대통령이 취임하면 각국 정상들과 취임 축하 통화를 진행하는 게 관례이지만, 이번에 중국은 2주가 넘도록 취임 축하 통화를 하지 않았습니다.
아마 그동안의 미국의 중국에 대한 수출 제재 등과 관련한 일종의 불만 표시(?)가 아니었을까 생각되는데요, 마침내 설 연휴 전, 취임 3주 만에 미-중 정상 간 전화 통화가 이루어졌습니다.
설 연휴 직전 덕담도 오갔지만, 무려 2시간 넘게 이어진 전화 통화 내내 두 정상은 무역과 인권, 대만 문제 등을 두고 기 싸움을 벌였다고 전해졌는데요, 중국 입장에서는 바이든 정부의 대중 정책도 트럼프 정부 때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재확인한 셈입니다.
중국은 미국의 이 같은 압박에 맞서 F-35 전투기를 비롯한 첨단 무기 핵심 원료인 희토류의 대미 수출을 통제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관영 글로벌 타임스는 중국이 희토류를 무기로 쓸지, 이 무기를 어떻게 쓸지는 새로운 주제가 아니라면서 이미 관련 평가는 이뤄졌을 것이라고 전했는데요,
중국 당국은 지난해에도 대만에 무기를 판매한 F-35전투기 제조사 록히드마틴과 보잉, 레이시언 등 미국의 방산업체 3곳에 대해 한 차례 제재 의사를 밝힌 적이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 희토류 공급망 검토 지시
현재 미국은 중국의 이와 같은 수출 통제에 대응하기 위해 대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자급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 CNBC방송은 18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이 반도체와 배터리, 희토류 등의 공급망 검토를 지시하는 행정명령을 내릴 예정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 경제팀과 국가안보팀이 작성한 초안을 보면 우선 100일간 공급망 분석 작업이 진행되는데요, 이후 행정명령 발동 1년이 지나면 관련 태스크포스(TF)가 대통령에게 개선 방안을 제출하게 됩니다.
특정 국가가 직접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누가 봐도 중국을 겨냥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방송은 “경제와 군(軍)이 결정적인 부분에서 중국 수출품에 얼마나 기대는 지를 판단하려는 노력”이라고 해석했습니다.
또한 미 행정부는 자체 생산도 조심스럽게 타진 중입니다.
이달 초 텍사스주(州)에 희토류 처리 가공시설을 짓기 위해 호주 기업 리나스 측에 3,040만달러(약 380억원)를 지원하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는데요,
지난해 7월엔 폐기 전자제품을 재활용, 전기차에 쓰이는 자석을 만드는 회사에 2,900만달러를 지원한 적도 있습니다.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 가능할까?
문제는 이 귀한 소재의 생산을 중국이 80% 넘게 싹쓸이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사실상 독점에 가깝기 때문에 미국에서는 중국이 희토류 공급을 전략 무기로 삼을 것이란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지난해 상원 청문회에서는 “중국이 장기간 차단하면 미 경제에 재앙이 될 것”이란 주장까지 나왔는데요, 이런 일련의 흐름을 감안할 때 바이든 행정부의 공급망 검토는 중국과의 관계 악화에 대비한 전초전 성격으로 볼 수 있습니다.
미국도 자구책을 찾아 나가겠지만 중국으로부터의 의존에서 완전히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이 전세계 희토류 공급을 장악할 수 있었던 이유는 크게 3가지로,
1) 매장량 차이
: 중국의 매장량은 전 세계 40% 정도인 반면 미국은 약 1.2% 정도로 확보할 수 있는 물량 자체가 적음.2) 낮은 정제비용
: 희토류는 매장량 뿐만 아니라 정제도 중요한데, 중국의 정제비용이 현저히 낮아 경쟁이 어려움.3) 환경오염 문제
: 희토류는 생산 과정에서 엄청난 환경오염을 일으키기 때문에 다른 국가들이 중국에 의존하는 이유 중의 하나임.
하지만 중국 입장에서도 미국에 대한 무기화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예전 2010년 일본과의 무역 분쟁 시 희토류 수출 제한 조치를 했을 때는 어느 정도 효력을 발휘했으나, 초 강대국 미국을 상대로 제한 조치를 시행했다가 자칫 ‘경쟁국의 희토류 개발을 촉진‘ 할 수 있는 우려도 있기 때문에, 실제로 수출 제한에 나서는 문제에는 신중을 기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현재는 중국이 희토류 생산을 늘릴 예정이라는 기사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는 미국에 대한 화해의 제스처로 해석되고 있긴 하나 이후 어떻게 진행될지 계속 지켜봐야 할 거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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