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가 중국에서 온 거라고?? 김치와 파오차이 논쟁 2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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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월량선생

얼마 전 중국에서 김치 국제 표준을 획득했다고 해서 한바탕 난리가 났었는데, 자세한 내용을 확인해보니 이는 우리나라 김치가 아닌 중국의 파오차이(泡菜)에 대한 표준 획득을 한 것으로 정리가 되었던 건이 있습니다. 

[관련 링크] 중국 김치가 국제 표준이 됐다고?? 파오차이는 김치가 아니야!!


그런데 오늘 뉴스를 보니, 서경덕 교수님이 바이두에서 파오차이로 검색하면 한국 김치가 중국에서 유래했다는 부분이 있어 강력히 시정 요청을 하셨다는데요, 중국 언론에서도 이번 정정 요청을 보도하며, 바이두 측에서 해당 부분을 이미 삭제한 것으로 보인다는 기사를 올렸습니다.  

서경덕-교수님
출처 : 서경덕 교수님 페이스북
바이두-1
바이두에 등록된 파오차이(泡菜) 내용 중 문제가 된 부분 (현재 삭제됨)

그런데, 이 내용 자세히 살펴보면 좀 이상한 부분이 있습니다.
어떤 내용인지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요 기사를 자세히 살펴보면, 중국에서 왔다는 그 문구는 삭제가 되었는데, 바로 아래에 김치의 원조에 대해 논쟁이 있다는 식으로 글을 추가했네요… (이거 일본이 독도 관련해서 하는 짓하고 비슷한데…)

바이두-2
파오차이(泡菜) 내용에 추가된 부분

대략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원조 논쟁]
2013년 10월 26일, 언론 보도에 따르면 기자가 자료를 검토한 결과 한국 김치가 중국 유교 문화의 깊은 흔적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중국 ‘시경(诗经)’에 보면 ‘菹’라는 단어가 등장했는데, 이는 중국 사전에서는 ‘소금에 절인 배추’로 해석되어 한국에 전해지게 되었다. 한국의 김치는 몇 가지 중요한 단계를 거치며, 삼국 시대에 중국으로 부터 전해지게 되었다.
2020년 12월 8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한국 교수가 한국 김치가 중국에서 유래했다는 말에 항의하고 “김치가 중국에서 유래했다”는 발언에 반대했다.

논리도 잘 이해가 되지 않는데요… 아마도 ‘菹’라는 글자가 소금에 절인 배추를 뜻하니, 이 글자가 옛 문헌에 있으니 김치도 우리 꺼다?? 기자가 자료 검토해서 그렇다 하니 맞는 거다?? o_O ;;;;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고, 유사한 단어를 더 검색해보면 또 다른 이야기가 나옵니다. 예를 들어 한궈파오차이(韩国泡菜)라는 단어로 검색을 해보면 아래와 같이 조금 더 자세한 내용이 나오는데요,

중간 쯤에 보시면, 우리나라 김치의 기원에 대해서 나오는데, 대략적으로 번역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바이두-3
한궈파오차이(韩国泡菜)로 검색한 내용

….
한국 김치는 충칭시 장베이현 다완진 (현재 충칭시 유베이구)에서 유래 했으며, 당나라 조정이 설인귀 장군을 고려(현재의 한국)에 보낸 무렵 전해졌습니다. 그의 수행원 중 상당수는 고향에서 파오차이를 만드는 법을 알고 있는 충칭 장베이현 출신으로 그 시기에 충칭 파오차이가 고려에 들어왔고, 한국에서 몇 차례 전쟁을 겪은 후 이와 같은 음식이 한국의 일반 가정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

이거가 중국에서 주장하는 내용인가 봅니다. 다른 중국 블로그에도 보니까 이와 같은 논리로 설명하고 있네요.

지난번 국제 표준 문제가 정리되면서 헤프닝으로 끝나나 보다 했는데… 단순한 일이 아닌 거 같습니다. 여러가지 검색어로 다 찾아봐야 할 거 같아요. 보니까 ‘남조선파오차이도 있네요. 


파오차이란 어떤 음식인가?

파오차이
중국 파오차이

그럼 이쯤에서 중국의 ‘파오차이’가 도대체 어떤 음식인지 알아 둘 필요도 있을 거 같습니다.

단어 뜻을 살펴보면, ‘담그다’를 의미하는 파오(泡)와, 야채 반찬을 의미하는 차이(菜)가 결합한 단어로, 특정 지역의 요리 이름이라기 보다 채소를 절여서 만든 여러 반찬들의 통칭으로 볼 수 있습니다.

중국 내에서는 대표적으로 중국 중부에 위치한 쓰촨성의 발효 요리를 의미하며, 이러한 발효 과정을 통해 채소 요리의 보존성을 높이는 요리법은 전 세계적으로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습니다.

만드는 방식과 모양도 김치와 완전히 다른데요, 파오차이는 소금에 절인 채소를 바로 발효하거나 끓인 뒤 발효하는 방식을 주로 활용하며, 생김새는 김치보다 독일의 자우어크라우트와 비슷한 피클에 더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김치-포스터
반크의 김치 홍보 포스터

마치며…

이상으로 요즘 또다시 논란이 되고 있는 우리 김치와 중국의 파오차이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중국이 계속 우리 김치를 넘보고 있는데, 사실 김치는 우리 것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사실 말도 안되는 억지이고, 이 세상 모든 것이 중국에서 왔다고 이야기 하고 싶은 거 같은데, 중국 문화의 많은 부분도 인도의 영향을 받은 부분이 있고, 인류는 아프리카에서 왔다고 보는 게 정설 이니, 굳이 원류를 꼽으려면 아프리카와 인도 까지도 이야기 해야 할 겁니다. ㅎㅎ

처음에 언급한 몇몇 왜곡 사례들은 반크에 제보라도 하고 싶은데… 게시판이나 글 올릴 데를 찾지 못했네요… ㅠㅠ (이미 알고 계시겠지요?)

저는 개인적으로 중국에 좋은 친구들이 많고, 좋은 기억을 갖고 있는 사람 인지라, 그래도 중국에 가까운 편인데도 이런 이야기들을 보면 사실 좀 어이없기도 하고, 좀 그렇습니다…

건전한 국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우리 모두 다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문제 제기도 하면서 대응해야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