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의 중국 ‘앤트그룹(Ant Group)’ 상장 중단 사태, 그 안에 숨겨진 3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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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월량선생

얼마 전 중국의 앤트그룹(Ant Group)의 IPO(기업 공개) 이슈로 세상이 떠들썩했습니다.

앤트그룹은 중국의 유명 기업가인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이 이끄는 회사로, 알리바바 그룹 내 지불 서비스인 즈푸바오(支付寶·알리페이)를 운영하는 알리바바의 자회사입니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가치가 높은 핀테크 회사로서 2,500억 미국 달러의 평가액을 가진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유니콘 기업이지요. (월 사용자가 6억 명 가까이 된다는 ㅎㄷㄷ…)

그런 앤트그룹이 오는 11월 5일, 상하이 증시와 홍콩 증시에 동시 상장을 계획하고 있었고, 그 규모가 무려 약 340억 달러(한화 약 38조 원) 규모로 전세계 역사상 최대의 IPO가 될 전망이었는데…

갑자기 간밤에(11월 3일) 중국 정부에 의해 상장이 전격 중단 되었습니다. 

이에 대한 여파로 미국에 상장한 알리바바 그룹 주식도 -8% 떨어지면서 그야말로 차이나 리스크를 실감하고 있는데요, 오늘은 앤트그룹이란 어떤 회사이며, 왜 갑자기 상장을 하루 앞두고 이 사단이 난 건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앤트그룹-로고


정식 명칭은 앤트파이낸셜(Ant Financial, 蚂蚁金服)이며 중국의 핀테크 회사로 알리바바 그룹의 계열사입니다. (상장을 앞두고 앤트그룹으로 사명을 변경한 거 같네요.)

과거에는 알리페이(Alipay)라는 이름으로 알려졌으며 2014년 10월 16일을 기해 알리페이(Alipay)가 앤트파이낸셜로 리브랜딩 하였습니다.

현재 중국 내에서 텐센트의 위챗페이(WeChat Pay)와 더불어 양대 지불 서비스이며 현재 앤트파이낸셜의 모바일 결제 네트워크인 알리페이의 이용자가 중국 인구의 1/3을 넘는 5억 8,800만 명 이상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알리바바그룹이 운영하는 타오바오, 티몰 등에서 알리페이를 연동하게 되면서 그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고 또 오프라인에서도 지불서비스의 대명사로 활용되면서 오늘날 기업 가치 약 2,500억 미국 달러의 엄청난 회사로 성장하게 되었습니다.

마윈


이러한 앤트그룹이 11월 5일 증시 상장일을 앞두고 실시한 청약 공모에서도 전체 청약 증거금이 무려 한화 190조 원에 달하며 엄청난 흥행 몰이를 하고 있던 와중에 하루 전 갑자기 상장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한 것입니다. 

사람들은 이번 일을 중국 정부가 마윈에게 경고를 보낸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24일 상하이에서 열린 와이탄(外灘) 금융서밋에서 한 마윈의 연설이 화근이 된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마윈은 ‘위험 방지’를 지상 과제로 앞세워 지나치게 보수적인 감독 정책을 취하고 있다고 당국을 정면 비판하였습니다. 

마윈은 “좋은 혁신가들은 감독을 두려워하지 않지만 뒤떨어진 감독을 두려워한다”, “가장 큰 위험은 위험을 ‘제로'(0)로 만들려는 것”, “미래의 시합은 혁신의 시합이어야지 감독 당국의 (규제) 기능 경연 시합이어서는 안 된다”는 것 같은 도발적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심지어 세계적인 은행 건전성 규제 시스템인 ‘바젤’을 ‘노인 클럽’이라고 비유하면서 중국 금융 시스템에 적용하기 어렵다는 과감한 주장도 폈습니다.

앤트그룹-사옥


전체적으로 기존 금융 기관들과는 성격이 다른 앤트그룹 같은 핀테크 기업에 당국이 완화된 규제를 적용해 더욱더 자유롭게 사업을 펼 수 있게 해 달라는 취지였는데요, 특히 마윈의 이번 발언은 왕치산(王岐山) 국가 부주석, 이강(易綱) 인민은행장 등 중국의 국가급 지도자와 금융 최고위 당국자들의 면전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더욱 대담한 행동으로 평가되었습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마윈이 중국 공산당에 대항하는 것으로 본 거 같습니다.

이 같은 발언 이후 중앙은행인 인민 은행과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은행관리감독위원회, 외환 관리국 4개 기관은 공동으로 마윈을 소환해 ‘예약 면담'(約談)을 진행했습니다. 이 같은 면담을 통해 마윈을 길들이기 하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관측이 있었지만, 지금과 같이 상장 중단을 시킬 거 라고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듯 합니다. (상장 연기라고 하는데 연기 일정이 명확하지 않아 현재로서는 중단으로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내용은 마윈 개인에 대한 중국 정부의 단속이라고 하면,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중국 정부의 진짜 속내는 플랫폼 기업에 대한 단속이며, 크게 아래의 3가지 이유로 귀결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의 입장에서 보기에 현재 민영 기업의 결제 플랫폼 영향력이 통제가 어려운 수준으로 지나치게 커졌다고 인식하고 있습니다.

현재 알리페이가 확보한 고객 계좌 수는 개별 은행들의 은행 카드 회원 수보다 많은 상황으로, 이는 알리페이와 위챗페이가 중국 은행과의 협상력에서 우위에 있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알리페이가 고객 간의 거래를 자체 플랫폼에서 청산(clearing) 처리하면, 중국 금융 당국이 이 거래를 파악할 수 없을 정도로, 모든 것을 중앙 정부에서 통제해야 한다는 원칙을 가진 중국 정부 입장에서는 묵과할 수 없는 사안이라는 시각입니다.

중국 당국의 관점에서 현재 플랫폼 기업의 독과점이 다수 중국인의 생업을 위협하는 수준에 와 있다고 인식 하는 것으로 예상됩니다.

2010년만 해도 중국 소비 판매액 중 온라인 판매가 차지하는 비중이 3%에 불과했지만, 지난 해에는 26%까지 올라오면서 오프라인 상점의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여기에 중국 은행의 부실도 온라인 시장 확대와 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상황으로, 오프라인 쇼핑몰의 폐업이 속출하면서 돈을 빌려준 은행도 부실해진 것인데, 이를 계속 묵과할 시 전체적인 시스템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 플랫폼 기업들이 수백 개의 계열사를 거느리며 후발 경쟁 업체의 진입을 가로 막고 있으며, 이로 인해 중소 제조 기업들은 불이익을 감수하고서라도 알리바바에 들어가야 물건을 판매할 수 있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이로 인해 플랫폼 기업들은 더욱 더 많은 데이터들을 수집할 수 있게 되었고, 이들의 빅데이터 수집 및 활용 능력은 상상을 초월해서 사실상 사용자의 행동을 유도하고 통제할 수 있는 수준에 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알리페이


이번 일이 시사하는 바는 중국에서의 비즈니스는 여전히 중국 공산당의 영향력 아래서 이루어 질 수 밖에 없고, 이른바 ‘차이나 리스크’가 아직도 현실적으로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일반적으로 외자 기업들이 중국에서 비즈니스 하는 것이 이른바 대관업무(정부를 상대하는 업무)의 어려움이 있어 중국 로컬 기업 대비 힘든 것이 현실인데요, 지금 보면 중국 로컬 기업들도 그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어렵고, 공산당의 말을 잘 따라야 한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습니다. 

일전의 화웨이 사태 때 중국 정부는 정부 차원에서 화웨이와의 관련성이 없다고 부정하였지만, 이번 앤트그룹 상황을 보면 영향력이 없을 거라고 믿기는 어려울 거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