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고의 명주!! 우량예(五粮液 오량액)에 대해 몰랐던 6가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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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월량선생

지난번 포스팅에서 중국인들이 최고의 술로 인정하는 ‘마오타이주’에 대해서 이야기 했었는데요, 오늘 이야기 할 우량예(五粮液 오량액)도 마오타이와 버금가는 유명한 백주 입니다.

링크: 중국 술의 최고봉!! 귀주 마오타이주(茅台酒)

중국에는 유명한 술이 많아서 10대 명주, 5대 명주 이런 식으로 부른 는 술들이 있는데, 거기에 마오타이와 우량예는 반드시 들어간다고 보시면 될 거 같습니다.

오늘은 이 우량예라는 술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량예(五粮液 오량액)은 어떤 술인가?

우량예
우량예 (五粮液 오량액)

우량예(五粮液)는 중국을 대표하는 바이주(白酒) 중의 하나로, 중국 쓰촨성(四川省) 이빈시(宜賓市)에서 생산되는 중국의 명주 입니다. 1956년 전국곡주질량품평회에서 1등을 차지한 이래로 꾸준히 사랑 받는 술로, 현재 중국의 증류주 가운데 판매량이 가장 많은 술입니다. 

‘우량예(五粮液 Wuliangye)’라는 이름은 한자 그대로 “다섯 가지 곡물의 술”이라는 뜻입니다.
이는 제조에 사용되는 다섯 가지 주요 곡물(수수, 쌀, 찹쌀, 밀, 옥수수)에서 비롯된 것으로 색깔은 맑고 투명하며 특히 향기가 아주 좋습니다.

처음에는 여러 가지 곡식을 섞어서 만든다 하여 잡량주(雜粮酒)라고 불렀었는데, 그러다 500년 전 쯤 재료가 5가지 곡식으로 고정되었으며, 명칭도 우량예로 바꾸게 되었습니다.

알코올 도수는 52% ~ 60% 정도로 독한 편이지만, 맛이 부드러운 것이 특징입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마셔본 중국 술 중에 우량예가 가장 향도 좋고 목 넘김도 좋았던 거 같습니다. 바이주 잘 못 드시는 분들도 우량예는 마시면 목에 탁~ 걸리는 느낌 없이 부드럽게 잘 넘어간다 하더라고요.

우량예의 역사와 비법

우량예의 역사는 명(明)나라 초기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중국 쓰촨성 이빈(宜宾) 지역은 강이 많고 기후가 따뜻해 곡물 발효에 최적의 조건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당시 이 지역 사람들은 다섯 가지 곡물(수수, 쌀, 찹쌀, 밀, 옥수수)을 섞어 술을 만들었는데, 이게 바로 우량예의 원조입니다.

처음엔 “눈처럼 흰 곡물로 만든 맑은 술”이라는 뜻의 “야오쯔쉐취(姚子雪曲)”라 부르기도 했는데, 후에 다섯 가지 곡물(五粮)과 맑은 액체(液)를 합쳐 “우량예”로 정착했습니다.

청나라 때 우량예는 황실 진상품으로 대접 받았습니다.
특히 서태후(慈禧太后)가 이 술을 너무 좋아해 매년 특별히 요구했다는 기록도 있죠. 그리고 이 시기 노균(老窖)’이라 불리는 발효 구덩이가 개발됐었는데, 수백 년 된 구덩이의 미생물이 우량예의 복잡한 향을 만들어냅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1909년, 우량예는 공식 상표를 등록하며 본격적인 상업화를 시작합니다.

하지만 전쟁과 혼란으로 양조장이 파괴되며 위기를 맞게 되는데요, 다행히 1940년대 양조 기술자들이 몰래 레시피를 보존하며 명맥을 이어간 덕에 오늘날까지 전통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1952년, 중국 정부는 우량예를 국영 기업으로 전환해 대량 생산 체계를 구축했습니다.
과학적 연구로 발효 기술을 개량하고, 1963년 “중국 5대 명주”로 선정되며 명성을 되찾았고, 미국 대통령 지미 카터가 중국을 방문하였을 때, 덩샤오핑(鄧小平)이 만찬 자리에서 우량예를 내놓아 세계적으로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우량예 제품 라인업과 가격

마오타이와 마찬가지로 우량예도 중국의 명주이다 보니 가격이 높은 편인데요, 하지만 제품 등급이 다양하게 있어 가격 선택의 폭도 우리나라 돈으로 1만원 정도부터 몇 천 만원까지 다양합니다.

우량예는 일반적으로 빨간색과 금색 병의 패키징으로 되어있어, 전통적이며 고급스러운 디자인으로 인기 있습니다.

제품도 기본형부터 Wuliangye Classic, 1618, 진품 시리즈 등 고급 라인업까지 다양한데요, 종류가 너무 많아서 다 살펴볼 수는 없고, 대표적인 제품 몇 가지만 간단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가격은 중국 내 기준, 환율 및 유통 경로에 따라 변동 될 수 있습니다.대략적인 가격으로 참고하세요~)

1) 우량예 홍병(红瓶)

우량예 홍병(红瓶)
  • 가격: 300~500위안(약 6~10만 원)
  • 특징:
    • 기본형으로, 빨간색 플라스틱 병 + 금색 라벨.
    • 52% 도수, 강한 향과 깔끔한 뒷맛.

우량예 홍병은 가성비와 일상적인 소비에 초점이 맞춰진 제품입니다. 고급스러운 선물용 보다는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술을 찾는 소비자들에게 적합하며, 우량예 브랜드의 기본적인 품질을 경험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좋은 선택지입니다.

저렴하게 만들다 보니 병이 플라스틱 재질로 되어있는데요, 그래서 조금 저렴해 보인다는 분들도 있고 (뭐… 당연한 거죠. 저렴하게 만들려고 그런 거니 ㅎㅎ) 예민하신 분들 중에는 플라스틱 병이라서 맛이 좀 다르다는 분들도 있는데, 제 생각에는 아무래도 비싼 제품보다 숙성이나 향의 차이가 당연히 있을 것이기 때문에 그런 거라 생각됩니다.

2) 우량예 Classic (普五)

우량예 Classic (普五)
  • 가격: 1,500~2,000위안(약 30~40만 원)
  • 특징:
    • 우량예의 대표 주력 제품.
    • 빨간색 수정 병 + 금색 뚜껑의 아이코닉한 디자인.
    • 52% 알코올 도수, 밸런스 있는 구수한 맛과 달콤한 뒷맛.

우량예 푸우(普五)는 우량예의 대표적인 일반 모델로, 가장 널리 알려져 있고 대중적으로 사랑 받는 제품입니다.

아마 가장 많이 본 병 모양일 듯 한데요, 일반적으로 ‘우량예’ 하면 이 제품을 많이 떠올릴 정도로 중국 백주 시장에서 높은 인지도와 판매량을 자랑합니다.

이 제품은 현재 8세대 푸우 까지 나와 있는데요, 세대별로 포장 디자인, 양조 기술, 그리고 품질에서 차이가 조금씩 있습니다. 제품이 출시되는 그 당시 사람들의 선호도를 반영한다고 보시면 될 거 같아요.

3) 우량예 1618

우량예 1618
  • 가격: 2,500~3,000위안(약 50~60만 원)
  • 특징:
    • 명나라 만력제(万历帝) 시기(1618년) 양조법을 재현했다는 컨셉.
    • 백자(白瓷) 병에 황금색 뚜껑, 붉은 리본 장식.
    • 일반 오량액보다 더 부드럽고 복숭아 향이 강조됨

우량예 1618은 우량예의 특별한 제품 라인으로, “1618” 이라는 이름은 중국 문화에서 길상(吉祥)의 숫자로 여겨지는 ’16’과 ’18’을 조합한 것입니다.

’16’을 중국 발음으로 하면 ‘yī liù’가 되는데, 이게 일류, 최고급이라는 뜻의 ‘一流 (yī liú)’ 와 발음이 비슷하고, 마찬가지로 ’18’은 중국 발음으로 ‘yī bā’인데, 요거는 ‘행운, 한 번에 성공하다‘ 라는 뜻을 가진 ‘一发 (yī fā)’ 와 발음이 비슷합니다.

해서 조합해 보면 “일반적인 모델보다 더 고급스럽고 특별한 제품“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우량예 1618은 우량예 푸우(普五)와 동일한 전통적인 양조 기술을 사용하지만, 더 엄격한 품질 기준을 적용하여 더 풍부하고 깊은 맛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고급스러운 포장과 독특한 병 디자인으로 유명해서 주로 선물용이나 컬렉션용으로 인기가 높습니다

4) 초고가 우량예

여기서부터는 가격대가 일반적으로 살 수 있는 제품들은 아니고, 초고가로 출시 되거나 경매로 낙찰된 제품 2가지를 소개 드려보겠습니다.

정말 미친 가격이라 할 수 있겠는데요, 이 정도 가격이면 마시려고 사는 건 아니겠지요? ㅎㅎㅎ

우량예 90주년 금메달 기념 와인 No. “0009”

우량예 90주년 금메달 기념 와인 No. “0009”
  • 연도: 2005
  • 가격: 880,000위안(약 1억 7천 8백만 원???)

우량예가 파나마 세계 박람회에서 금메달을 수상한 지 90주년을 기념하여 출시된 고급 제품입니다.
병 모양은 고전적인 와인 항아리 모양을 채택하고, 바닥에는 연꽃 왕좌가 상감 되어 있으며 24K 순금으로 제작되었습니다.

1960년산 우량예

1960년산 우량예
  • 연도: 1960년
  • 가격: 980,000위안(약 2억 원????????)

이 1960년산 우량예가 우량예 경매 역사상 가장 비싼 가격을 기록했습니다!!

넘사벽의 가격이네요. 2억 원 ㅎㄷㄷ

가장 비싼 기록 뿐만 아니라, 가장 오래된 우량예 술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이상으로 우량예 몇 개 모델만 간단히 살펴봤는데요, 사실 위의 사진과 같이 어마 무시하게 종류가 많습니다. 저도 실제로 먹어 본 건 푸우(普五) 밖에 없네요.

그리고 우량예 말고도 우량춘, 우량토우취 등 우량한(?) 형제 브랜드들이 더 있는데요, 이것까지 따져보면 거의 우량 유니버스 세계관이라고 할 만큼의 라인업이 나옵니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찾아보면 우량예 가계도 같은 그림도 종종 찾아볼 수가 있네요. 복잡하거든요 ㅎㅎ

우량예에 관한 여러 에피소드

끝으로 우량예와 관련된 몇 가지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소개 드리고 마무리 하겠습니다.

1) 1,000년 된 발효 구덩이의 비밀

우량예 발효 구덩이(泥窖, 니교)

자, 위에서 우량예의 독특한 풍미는 수세기 동안 사용된 발효 구덩이(泥窖, 니교) 에서 나온다고 말씀드렸지요?

이빈시에 위치한 오량액 양조장에는 명나라 시대(1368~1644년)부터 이어져 온 구덩이가 여전히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 구덩이의 벽면에는 수백 년 간 축적된 미생물 군집이 서식하며, 술의 복합적인 향을 만들어냅니다.

일부 구덩이는 600년 이상 된 것으로 추정되며, 이 미생물들은 과학자들도 완전히 복제하지 못하는 “살아있는 유산”입니다.

실제로 1990년대에 일부 구덩이를 복제하려 했지만, 동일한 풍미를 내지 못해 포기했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2) 우주를 향한 우량예? 과학 실험의 주인공

2013년, 중국의 선저우 10호 우주선에 우량예의 발효 균주가 실려 우주 미생물 실험에 사용되었습니다. 무중력 상태에서 미생물의 변이 가능성을 연구하기 위한 프로젝트였는데요,

우주 환경이 술의 맛과 향에 영향을 줄 수 있는지 탐구한 프로젝트였지만, 아직 상업화 된 결과는 없습니다. 한때 “우주에서 만든 우량예가 나온다면 가격이 천문학적이겠다!”는 농담이 돌기도 했습니다.

3) 병 디자인의 숨은 의미: 황제를 위한 선물

오량액의 상징적인 빨간색과 금색 병은 중국 전통 문화에서 행운과 번영을 상징합니다. 하지만 이 디자인의 뿌리는 청나라 황실에 있습니다.

청나라 말기, 이빈 지역 양조업자가 서태후(慈禧太后)에게 우량예를 진상했는데, 그 병을 황금색 용 문양으로 장식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4) 우량예 모양의 초고층 건물

쓰촨성 이빈시에는 우량예의 상징을 형상화한 마천루가 있습니다.
높이 369m의 Wuliangye Group 본사 빌딩은 병 모양으로 설계되었으며, 밤에는 LED 조명으로 화려하게 빛납니다.

바로 요렇게 생겼습니다. ㅎㅎ

우량예 본사 내 빌딩
우량예 본사 전경

건물 상층부는 병의 목 부분을, 중앙은 주악(酒樽, 술병)을 형상화했으며, 현지인들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광고탑”이라고 부릅니다. 건축 비용이 2.5억 달러가 넘었는데, “술 회사가 왜 마천루를 지을 필요가 있나?”는 논쟁이 일기도 했었지요.

5) 술로 전쟁을 피했다? 우량예의 외교적 활약

중국 소수민족 이족(彝族) 지역에는 우량예가 분쟁 해결의 도구로 사용된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청나라 시기, 이족 마을 간의 다툼이 격화되자 한 장로가 양측에 우량예를 건네며 “이 술을 마시고 나면 원한을 잊으라”고 권했고, 실제로 분쟁이 종식되었다고 합니다.

현대에 들어서도 20세기 초 쓰촨성의 상인들은 계약을 체결할 때 우량예로 건배하며 신의를 다졌다고 합니다.

6) 술이 아니라 향수? 오량액 향의 과학

우량예는 2,000가지 이상의 향기 성분을 포함하는 것으로 분석되었습니다. 이는 프랑스 와인보다 훨씬 복잡한 화학 조합인데요,

2020년 중국 과학자들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우량예의 주요 향기 물질은 파인애플, 꿀, 구운 견과류의 향과 유사하다고 합니다.

해서 그런지 일부 애호가들은 우량예를 소량 증발시켜 방향제로 사용하기도 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는데요 (설마..???)

사실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ㅎㅎ

마치며…

예전에 중국 출장 다니던 시절에 중국 친구가 꽤 고급진 레스토랑에서 우량예를 사준 적이 있는데 저도 그 때 처음 먹어봤네요.

그 전까지는 비교적 저렴한 술을 먹다가 우량예를 마셔보니 분명히 도수가 높긴 한데, 목에서 타 들어가는 그런 느낌? 이 덜하고 부드럽게 넘어가서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때 딱~ 한번 먹어보고 그 담에는 기회가 없었는데, 글 쓰다 보니 생각이 납니다… ㅠㅠ

중국 술 좋아하시면 꼭 한번 드셔 보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