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고전] 미친 세상에서 살아나가려면… ‘광천(狂泉)’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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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월량선생

옛날에 어느 나라가 있었는데 그 나라 안에는 샘(泉)이 하나밖에 없었고 이 물을 마시면 사람이 미치게 되어 이 샘을 광천(狂泉)이라 불렀다.

나라 사람들 중에 그 물을 마시고 미치지 않은 사람이 하나도 없었지만 유독 임금님 만은 궁궐 안에 따로 샘물을 만들어 마셨기에 무사했다.

나라 안 사람들은 이미 모두 미쳤기에, 미치지 않고 있는 임금을 미친 사람으로 보고 임금을 잡아다가 그 미친 병을 낫운다고 침을 놓고 뜸을 뜨곤 했다.

결국 임금도 그 고통을 참을 수 없어 백성이 마시는 광천을 찾아가 그 물을 떠 마시고 같이 미처 날뛰었다.

군신노약(君臣老弱) 온 백성들 모두가 미쳐 날뛰게 되니 태평시절 이라고 즐거워 했다 한다.

광천

중국 역사서인 송서(宋書) 열전(列傳) 중 원찬전(袁粲傳)에 실려있는 ‘광천(狂泉)’ 이라는 이야기 입니다.

미쳐버린 사회, 미쳐버린 조직에서 살아 남으려면 같이 미치는 수밖에 없을까요?

조직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는데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오히려 바른 말을 하는 사람들을 단속하고 결국 아무도 손을 들지 못하게 하죠.

사람들도 지쳐가고 어느 순간 현실에 타협하게 될 거고, 결국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니 태평성세가 이루어 질 겁니다.

하지만… 결국에는 무너지겠지요. 아마 광천의 그 나라도 그들은 즐거웠겠지만 결국 나라는 망했을 겁니다.

하지만 혼자 힘으로 어찌할 도리가 없을 때는 같이 미쳐 가는 게 살기 위한 방법일지도 모르겠네요… 

요즘 같은 시절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원문] 양(梁) 심약(沈約) <<송서(宋書)>>권89 <열전(列傳)>제49 ‘원찬전(袁粲傳)’
昔有一國 國中一水 號曰狂泉. 國人飲此水無不狂, 唯國君穿井而汲 獨得無恙. 國人既並狂 反謂國主之不狂為狂, 於是聚謀共執國主 療其狂疾 火艾針藥 莫不畢具. 國主不任其苦 於是到泉所酌水飲之. 飲畢便狂 君臣大小 其狂若一. 衆乃歡然 我既不狂. 難以獨立 比亦欲試飲此水..

[참고] 광천(狂泉)의 출전 – 송서(宋書)에 대하여

《송서》(宋書)는 중국 남북조 시대에 남조(南朝) 송(宋)나라의 역사를 기록한 정사(正史)입니다. 이 책은 남조 송나라를 다루며, 후한서(後漢書)와 같은 ‘이십사사'(二十四史)의 하나로 평가 받습니다.

《송서》는 남조 송의 황제들과 주요 사건들을 기술하며, 남조 송나라의 정치, 군사, 문화, 경제, 외교 등에 대한 중요한 자료를 제공합니다.

주요 특징

저자: 《송서》는 남조 양나라의 역사학자 심약(沈約, Shen Yue)이 편찬한 책입니다. 그는 남조의 정치가이자 문인이었으며, 특히 역사 저술에 능했습니다. 심약은 송나라 멸망 후 송나라의 역사를 정리하여 후대에 남기기 위해 이 책을 썼습니다.

내용 구성: 《송서》는 100권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권은 황제들의 치세를 중심으로 구성됩니다. 황제들의 생애, 정책, 정치적 사건뿐만 아니라 관료들의 업적과 실패도 다루고 있습니다.

송나라의 성립, 발흥, 내분, 멸망에 이르는 과정을 서술하고 있으며, 특히 송나라의 건국자인 유유가 동진(東晉)을 멸망 시키고 송나라를 세운 과정이 상세하게 다뤄집니다.

역사적 가치: 《송서》는 송나라의 역사 뿐만 아니라 그 시대의 사회, 경제, 군사 제도 등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입니다. 남북조 시대의 정치적, 사회적 상황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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