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3000년 역사의 도시, 중국 시안 여행
#0. 준비하기
#1. 시안 시내 둘러보기, 종루와 고루
#2. 시안 회족거리와 양꼬치
#3. 양귀비와 화청궁
#4. 진시황릉과 병마용
#5. 산시역사박물관
#6. 시안 성벽
#7. 대안탑
#8. 화산(华山)
시안 시내 북문 쪽에서 시외버스를 타면 화청궁을 거쳐 병마용갱과 진시황릉 까지 갈 수 있습니다.
시안 여행을 오면 병마용갱과 진시황릉은 꼭 들러야겠죠? ㅎㅎ
사실 이따 설명 드리겠지만, 진시황릉 자체는 그다지 볼 것이 없고 (그냥 작은 산입니다) 정말 가 봐야 하는 곳은 바로 근처에 있는 병마용갱 입니다.
진시황릉과 병마용갱을 같은 것으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사실 둘은 다른 곳으로, 진시황릉에서 조금 떨어진 거리에 진시황릉을 호위하는 대규모 병력의 모습을 토기로 빚어 만들어 놓은 것이 병마용갱입니다.
병마용갱은 정말 우연히 발견되었는데요,
1974년 봄, 이 지역에 심각한 가뭄이 찾아오게 되었는데 가뭄으로 물이 말라가게 되자 어떤 한 농부가 우물 팔 자리를 알아보던 중, 땅을 파보니 도자기 파편과 사람 형상을 한 구운 토기들이 나오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엄청난 발견을 당시에는 알아보지 못하고, 그냥 그대로 방치되어 버립니다. 간절히 원하던 건 물이었으니까요…. ㅠㅠ
심지어는 동네 아이들이 병마용을 장난감처럼 세워 놓고 돌맹이로 던져서 쓰러트리기도 하고, 부수면서 놀기도 했다 하네요.
여튼 이런 우여곡절을 거쳐 결국에는 세상에 알려지게 되고, 대대적인 발굴을 하게 됩니다.
현재 발굴된 병마용갱은 1호, 2호, 3호갱으로 총 3군데이며 실제 조사를 통해 추가로 몇 개의 병마용갱이 주변에 더 있는 것이 확인되었으나, 1~3호갱의 병마용도 완전히 발굴하려면 십 수년이 더 걸릴 예정이라 나머지 병마용갱은 발굴하지 않고 묻어둔 상황입니다.
그럼 서론은 이 정도로 마치고, 병마용갱 내부를 천천히 관람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은 사진이 많아 스크롤 압박이 있으니 천천히 감상해 주시기 바랍니다.
버스 정류장에서 내리면 멀지 않은 곳에 입구가 있으니 찾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버스 내리면 다같이 우르르~ 몰려가기 때문에 중국어 모르셔도 금방 찾아갈 수 있구요,
제가 갔을 때는 정문에서 자원봉사 가이드가 있었는데, 한국어 할 줄 아는 학생이 자원봉사도 하고 있었습니다.
병마용 1호갱
입구에서 길을 따라 쭉~ 올라가다보면 제일 먼저 보이는 것이 1호갱 입구입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그냥 조그마한 체육관? 같이 생겼는데… 안으로 들어가 보면 보시다시피 우리가 책에서 보던 바로 그 병마용갱이 나타납니다.
여기가 1호 병마용갱인데요, 보시면 이 병마용갱을 가운데 두고 한바퀴 돌아서 관람할 수 있게 되어있습니다.
사람들 크기와 비교해보면 이 규모가 얼마나 큰 것인지 알 수 있으실 겁니다.
가까이서 보면 정말 정교하게 만들어 졌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뒤쪽으로 쭉~ 돌아가 보면, 아직도 뒤편에서는 병마용 조각들을 찾아 하나하나 맞추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병마용 2호갱
1호갱 관람을 마치고 2호갱으로 이동하면, 1호갱과는 달리 아직 발굴이 되지 않은 곳들도 볼 수 있습니다.
1호갱이 대규모 보병 군단이라고 하면, 2호갱은 기마병 군단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아래 사진 보시면 어마어마한 규모의 기마 부대인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는 완전한 형태로 발굴된 병마용들을 바로 앞에서 볼 수 있도록 전시해 두었습니다.
유리벽을 사이에 두고 바로 앞에서 볼 수 있어서 그 섬세함이 마치 진짜 사람인 것 처럼 느껴집니다.
아! 그리고, 한 가지 놀라운 사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진에서 보던 병마용은 흙 색깔이었는데요, 사실 병마용들은 처음 발굴 당시에는 채색이 있었다고 합니다.
발굴과 동시에 공기 중에 노출되면서 채색이 날아간 것이라고 하는데요, 여기 2호갱에 전시된 병마용들을 보면 일부 채색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병마용 3호갱
3호갱은 1, 2호갱 보다 규모가 좀 작은데, 여기는 1, 2호갱의 지휘본부라 하네요.
그래서 3호갱에서는 아래와 같이 청동마차 병마용도 출토 되었습니다.
진시황릉
병마용 관람을 마치고 나오면 진시황릉까지 셔틀버스를 타고 이동할 수 있는데요,
아래 지도에서 보시면 오른편이 앞서 관람한 병마용갱이 있는 위치이고, 가운데 산이 바로 진시황릉입니다.
그냥 어림잡아 봤을 때 진시황릉을 가운데 두고 병마용이 둘레를 호위하고 있을 거 같은 느낌인데요, 그래서 이 주변으로 조사를 해보니 병마용이 더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하지만 아직 발굴은 하지 않고 놔두고 있다는 사실.
사마천 사기에 의하면, 도굴을 방지하기 위해 능 안에 수은으로 채워진 강이 흐른다고 하는데요, 실제로 진시황릉을 발견할 당시에 이 주변의 수은 농도가 높았다고 하니 사기에 적힌 내용이 사실인 듯 싶습니다.
진시황릉도 아직 발굴을 시작하지 않은 상황이라 겉으로 보기에는 그냥 작은 산으로밖에 보이지 않아 큰 감흥은 없습니다만, 이 주변으로 병마용갱이 아직 몇 기가 더 있다고 하니, 정말 세계적으로도 보기 힘든 어마어마한 규모의 유적지라 할 수 있겠습니다.
마치며…
시안에 오시면 병마용갱은 꼭~ 둘러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따로 말씀 드리지 않아도 아마 시안에 오시는 이유 중에 가장 큰 이유일 거 같긴 하지만요 ㅎ
사진으로 보는 것 보다 실제로 더 크고 섬세한 작품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는 게 정말 놀라웠습니다. 시안 여행 생각하면 아직도 가장 먼저 병마용이 떠오르네요…
집으로 오는 길에 종루의 야경을 바라보며 근처 유명한 식당인 ‘덕발장’에서 차돌배기 찌개(?) 같은 걸 시켰습니다.
예전에 신서유기에 나왔던 그 집인데요, 그 때 한국인 입맛에 맞는 요리라 해서 시켜봤는데 진짜 한식인 줄 알았네요 ㅎㅎㅎ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