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년 역사의 도시, 중국 시안 여행 – (3) 양귀비와 화청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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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월량선생


[전체 글] 3000년 역사의 도시, 중국 시안 여행
#0. 준비하기
#1. 시안 시내 둘러보기, 종루와 고루
#2. 시안 회족거리와 양꼬치
#3. 양귀비와 화청궁
#4. 진시황릉과 병마용
#5. 산시역사박물관
#6. 시안 성벽
#7. 대안탑
#8. 화산(华山)


평소보다 아침 일찍 호텔 문을 나섭니다.
오늘은 시안 시내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화청궁과 진시황릉을 보러 갈 거에요~

화청궁 가는 길

화청궁

화청궁과 진시황릉을 가기 위해서는 시안 북문으로 나가서 시외버스를 타야 합니다. 초행길에 버스 타는 게 햇갈릴 수도 있어서 나중에 가이드 문서 만들겠다고 사진도 찍고 정리 다 했었는데 자료가 다 날라갔네요… ㅠㅠ

중국어를 조금 하실 수 있으면 북문 시외 터미널에서 화청궁/진시황릉 가는 버스 타시면 가실 수 있습니다. 버스 타고 1시간 반 정도? 가면 화청궁에 도착하고, 그 다음 몇 정거장 후에 진시황릉에서 내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하루 날 잡고 가시는 길에 두 군데 다 들려보시면 될 거 같아요.

일단 저는 버스를 타고 화청궁으로 향합니다~
제가 탔던 버스는 좀 낡기도 하고, 버스 안에 담배 냄새가 장난 아니게 베어서 너무 힘들었네요.. ㅠㅠ

화청궁에 대하여

화청궁은 시안시 동쪽 35km 떨어진 여산 아래에 위치한 곳으로, 당 현종과 양귀비의 별장으로 잘 알려진 곳입니다.

입장료 150위안 (지금은 올랐을 듯…)
화청궁 앞 당현종과 양귀비 동상
화청궁 입구

이 지역에서는 보기 드문 온천이 있어서, 43도의 온천수가 샘 솟는데요, 온천이 드문 지역이다 보니 3,000년 전인 주나라 때부터 그 역사가 거슬러 올라갑니다.

주나라 때는 ‘여궁’, 진나라 때는 ‘여산탕’, 한나라 때는 ‘이궁’으로 당나라 때는 ‘화청궁’으로 불렸다고 해요.

화청궁 전경
화청궁 내 연못
양귀비-조각상
양귀비 조각상

당 현종이 양귀비에게 지어준 ‘해당탕’이 있는 곳이며 이때 전성기를 맞게 되는데, 사실인지 거짓인지는 모르겠으나 양귀비가 몸에서 암내가 많이 나서 온천을 자주 이용했다고 합니다.

양귀비-온천
양귀비의 온천
당현종의 온천

화청궁이 유명하게 된 이유는 양귀비와 관련된 이야기가 가장 크지만, 또 한 가지 중요한 이유는 중국 근현대사의 중요한 사건의 무대가 된 곳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바로 이 화청궁이 시안사변이 발생한 바로 그 장소이기 때문입니다.

시안사변은 1936년 12월 12일, 동북군 총사령관 장쉐량이 국민당 정권의 총통 장제스를 여기 화청궁에서 납치하여 구금하고, 공산당과의 내전을 중지하고 일본 제국주의의 침략에 맞서 함께 싸울 것을 요구한 사건입니다.

장쉐량(좌) 와 장제스(우)
시안사변이 벌어진 화청궁 오간청

이 사건으로 국민당군과 공산당군은 국공 내전을 중지하고 제2차 국공 합작이 이루어져 함께 대 일본 전쟁을 수행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조만간 중국 근현대사에 대해서도 한번 정리해보려 합니다. 현재 중국을 알려면 가장 최근의 역사부터 살펴보면서 우리나라와 일본의 역사와 같은 선상에 놓고 생각해보면 이해하기가 쉬울 거 같습니다.

이 시안사변을 기점으로 중국 내부에서 서로 다투던 두 세력이 함께 힘을 모아 외적인 일본을 상대로 싸우게 되었다는 점에서 역사의 큰 줄기를 바꾸게 된 사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장한가 이야기

다시 양귀비의 얘기로 돌아와서, 이 화청궁은 당현종과 양귀비의 사랑의 장소로 가장 유명하고, 그와 관련된 이야기들도 많이 있는데요, 그 중에서도 많은 분들이 알고 있는 ‘장한가’가 있으며 현재 이 장한가는 여기 화청궁에서 무대극으로도 유명합니다.

장한가 포스터

장한가(長恨歌)는 당나라 시인 백거이가 지은 시로, 당현종과 양귀비의 사랑을 노래한 내용입니다. 내용이 엄청 긴데 그중에 마지막 구절이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요.

…. (중략) ….
在天願作比翼鳥(재천원작비익조) : 하늘에서는 비익조가 되기를 원하고
在地願爲連理枝(재지원위련리지) : 땅에서는 연리지가 되었기를 원하였다.
天長地久有時盡(천장지구유시진) : 높은 하늘도 장구한 땅도 다할 때가 있지만
此恨綿綿無絶期(차한면면무절기) : 이들의 한은 이어져서 끊어질 때가 없으리라


여기서 나오는 연리지는 뿌리가 다른 두 나무의 가지가 서로 만나 연결된 나무를 말하고, 비익조는 머리는 둘, 몸은 하나인 자웅동체 새를 의미합니다. 그 정도로 영원히 같이 하겠다는 뜻을 담고 있지요. 후대에 이르러 사람들이 사랑의 서약을 할 때 자주 사용하는 표현이 되었습니다.

장한가 무대 모형

이 장한가의 내용을 바탕으로 엄청난 규모의 무대극을 여기 화청궁에서 공연하는데요, 이 궁궐의 연못부터 궁궐 건물, 바닥 등 모든 장소가 무대로 활용됩니다.

공연이 시작되면 연못 속에서 무대 장치가 올라오고, 다니던 길바닥에서 관객용 스탠드가 올라오고… 땅이 무슨 트랜스포머 변신하는 것 처럼 막 이것 저것 움직입니다. ㅎ

공연은 늦은 시간에 시작하기 때문에 차 시간이 있어 보지는 못했지만 다음에 오게 되면 꼭 봐야 할 거 같네요 (그런 면에서는 버스 보다는 1일 투어 등 상품 이용해서 화청궁/병마용/진시황릉 다 둘러보는 게 더 편할 거 같습니다)



다른 시안의 명소들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화청궁은 방문전에 미리 역사에 대해 공부를 조금 하고 오시는 게 도움이 많이 될 거 같습니다. 그냥 둘러보면 감흥이 별로 없을 거 같네요

여기 화청궁을 둘러본 후, 아까 올 때 타고 왔던 그 버스를 다시 한번 타고 좀 더 가면 진시황릉과 병마용이 있는 곳으로 갈 수 있습니다.

병마용 내용은 좀 길어서 다음 포스팅에서 다뤄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