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윈이 사라졌습니다. 벌써 두 달이 흐른 상황인데요,
중국 금융 당국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이후 전방위 고강도 압박을 받고 있는 중국 최대 전자 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의 창업주 마윈(잭마)이 이미 구금된 상태일 수 있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습니다. 누구보다 SNS를 통한 소통도 활발한 마윈이었지만 SNS도 조용해 진지 오래되었습니다.
알리바바 측에서는 마윈이 이슈화 되는 것을 염려하여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것 뿐이라고 하지만, 예전 판빙빙이 탈세 혐의로 구금되었다 풀려났던 것 처럼, 공산당에게 밉보여 어딘가에 잡혀있는 게 아닌가 하는 추측이 더 지배적인 상황입니다.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니 의혹은 점점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구요.
마윈이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추측을 하게 되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아프리카 기업가 리얼리티 쇼'(Africa’s Business Heroes)인데, 이 프로그램은 Jack Ma Charity Foundation이 주최했으며 마윈 자신이 2019년 첫 번째 결승전에 참석하여 심사 위원을 역임한 프로그램 입니다. 보도에 따르면 2020년 11월 열리는 두 번째 결승전에서는 알리바바의 임원인 펭 레이가 마윈 대신 심사 위원으로 나왔다고 합니다.
이에 알리바바 대변인은 이번 심사 위원 교체가 일정 상충 때문이라고 말했지만 더 이상 언급은 하지 않았다고 하네요. 그러나 “아프리카 기업가” 결승전 몇 주 전에 마윈은 트위터에서 “참가자들을보고 싶어 기다릴 수 없다”고 말했는데 그런 마윈이 갑자기 일정을 취소하고 모습도 보이지 않으니 의심이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마윈의 실종을 의심하는 이유
그럼 마윈이 이렇게 중국 공산당의 눈 밖에 난 이유는 무엇일까요?
가장 큰 이유는 얼마 전 엔트그룹 상장 불발까지 몰고 갔었던 공산당의 금융 정책에 대한 비판일 것입니다.
[참고] 앤트그룹(Ant Group)
중국의 핀테크 기업으로, 알리바바 그룹의 자회사로 시작했습니다. 원래는 알리페이(Alipay)라는 결제 서비스를 운영하는 회사로 출발했으며, 이후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핀테크 분야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앤트그룹의 주요 사업 영역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결제 서비스: 알리페이는 앤트그룹의 대표적인 서비스로, 중국 내에서 모바일 결제와 온라인 결제의 선두주자입니다. QR 코드를 이용한 결제 방식으로 매우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2. 디지털 금융: 앤트그룹은 소액 대출, 보험, 자산 관리 등의 다양한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마이뱅크(MyBank)는 앤트그룹이 설립한 인터넷 은행으로, 주로 소규모 기업과 개인을 대상으로 한 대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3. 블록체인 및 기술 솔루션: 앤트그룹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앤트 블록체인(Ant Blockchain)은 기업들이 블록체인 기술을 쉽게 도입할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입니다.
4. 글로벌 확장: 앤트그룹은 중국 외에도 여러 국가에서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동남아시아, 유럽, 미국 등지에서 현지 파트너와 협력하여 알리페이와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5. 상장 시도 및 규제 문제: 앤트그룹은 2020년에 상장을 시도했으나, 중국 규제 당국의 개입으로 인해 상장이 무산되었습니다. 이후 앤트그룹은 여러 규제 당국과 협력하여 사업 구조를 재 조정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24일 상하이에서 열린 와이탄(外灘) 금융서밋에서 마윈은 “중국 국영은행이 전당포 영업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며 중국의 금융 시스템을 질타했고, 이는 마윈에 앞서 등장해 ‘금융 안정’을 강조하는 발언을 했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의 측근 왕치산(王岐山) 국가 부주석의 얼굴에 먹칠을 한 것과 다름 없다고 보는 것입니다.
이후 예정되었던 “앤트그룹”의 상장까지 취소하는 초강수를 두면서 까지 공산당은 마윈을 찍어 눌렀고, 상장 조건을 위배하는 정황이 포착되어 상장 절차를 중지했다고 설명은 하지만 앞서 있었던 마윈의 공개 비판이 문제가 되었을 것이라는 주장이 정황 상 더 맞아 보입니다.
마윈을 견재하는 이유
그 이후 마윈은 알리바바 주식의 일부를 공산당에 헌납(?)하는 파격적인 조건까지 제시했지만 상황은 더 나아진 거 같지 않았고, 그 내막에는 알리바바가 쌓아 놓은 막대한 빅데이터(BigData)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현재 알리바바 왕국은 8억 8000만 명의 방대한 고객 데이터를 갖고 있습니다. 알리바바는 본업인 전자 상거래에서 시작해 전자 결제, 물류, 외식 배달, 클라우드,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인공지능(AI), 반도체, 여행, 스마트 시티 관리 등 이미 중국인의 일상 모든 곳을 파고든 상태입니다.
특히 알리바바에 차곡차곡 쌓인 엄청난 빅데이터는 가공할 만한 힘입니다. 중국인이 무얼 먹고 어떤 옷을 사며 어디에 사는지 등 중국인의 일상을 통제할 수 있을 정도로 막강한 파워를 구축한 것이지요. 중국 공산당은 자신들이 모든 것을 통제하는 이 상황에서 자신들보다 더 막강한 경쟁자가 나타나길 원치 않습니다.
“엔트그룹”은 바로 그런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결재 시스템 뿐만 아니라 금융 서비스 까지 진출 하려던 것이었고, 그로 인해 중국의 금융까지 알리바바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상황이 두려워 이와 같은 초강수를 두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마윈은 알리바바 창업주라는 이유 뿐만 아니라, 중국 내에서 거의 유일하게 바른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었는데… 안타깝네요. 하루 빨리 건강한 모습으로 복귀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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