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년 역사의 도시, 중국 시안 여행 – (2) 시안 회족거리와 양꼬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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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월량선생

3000년 역사의 도시, 중국 시안 여행
#0. 준비하기
#1. 시안 시내 둘러보기, 종루와 고루

#2. 시안 회족거리와 양꼬치

고루 옆 쪽으로 난 작은 골목으로 사람들이 많이 북적이는 길을 따라 들어가 보면 맛있는 야시장 같은 곳이 나오는데 바로 이곳이 중국에서도 유명한 시안 회족거리 입니다.

시안 회족거리

회족(回族)은 중국 소수 민족 중 하나로, 중국 최대의 무슬림 민족 집단이며 종교는 이슬람교 입니다. 회족의 기원은 대외 무역이 성했던 당나라 시대에서 원나라 시대까지, 중앙아시아와 인도양을 거쳐 건너 온 아랍계, 페르시아계의 무슬림들이 시초이며, 시안의 회족거리도 과거 실크로드를 통해 들어온 중동 상인들이 터전을 잡고 살게 된 것이 오늘날 까지 이어진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회족거리는 전통적인 중국식 건축 양식과 이슬람 건축 양식이 혼합된 독특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중국 여행과 이슬람 여행을 동시에 즐기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데요, 거리에는 다양한 모스크와 함께 회족의 전통적인 주거 양식이 남아 있습니다. 대표적인 건축물로는 시안 대모스크(西安大清真寺)가 있는데, 이는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이슬람 사원 중 하나로, 8세기에 지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오늘날에는 다양한 이슬람 문화와 먹거리를 즐길 수 있는 시안의 대표 먹자골목으로, 그리 길지 않은 거리지만 시안의 별미를 맛보기 위해 이곳을 찾는 인파는 어마어마합니다.

서안-회족거리
서안 회족거리

이곳에서 제공되는 음식들은 할랄(Halal) 방식으로 조리되며, 중국의 다른 지역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독특한 맛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장사하시는 분들도 외모는 중국 사람 같지 않은데 중국 말을 아주 유창하게(?) 하는 특이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ㅎㅎ

대표적인 음식으로는 양고기 꼬치(羊肉串), 양고기 버거(肉夹馍), 국수(面), 시안의 특산물인 양고기 파오모(羊肉泡馍) 등이 있는데요, 이 음식들은 회족의 전통과 중원의 요리 문화가 결합된 형태입니다.

회족-음식-낭
회족의 대표 음식, 낭(馕) 

위의 사진은 회족의 대표 음식인 낭(馕) 인데요, 회족들에게는 빵과 같이 주로 먹는 음식이라 보면 되겠습니다. 우리가 즐겨 먹는 뻥튀기 뜯어먹는 느낌? 바게뜨 빵 느낌? 하고 비슷한 거 같아요. 맛은 그냥 아무 맛도 안 나는 밀가루 빵 맛인데, 무언가 곁들여 먹어야 하는 거 같아요.

호박엿인가
호박엿인가…?

중간에 호박엿(?) 같은 거 만드시는 아저씨도 보이고…

회족거리의 명물, 양꼬치

그래도 회족거리에 왔으면 뭐니 뭐니 해도 ‘양꼬치’ 한번 먹어봐야겠죠? 시안이 고향인 친구가 여기 양꼬치 꼭 가서 먹어보라고 했거든요. 그래서 와서 보니, 양을 통째로 걸어 놓고 옆에서 썰어서 구워주네요. ㅎㄷㄷ

회족거리-양꼬치집
회족거리 양꼬치 집

친구한테 나중에 물어보니 이게 양을 옆에 걸어 놓는 게 다른 고기(?) 안 쓰고 진짜 신선한 양으로 만드는 거다.. 라는 뜻이라 합니다. 여튼 그래서 양꼬치 함 먹어봤는데,

회족거리-양꼬치
회족거리 양꼬치

보이십니까? 양꼬치에 고기 크기가 장난이 아닙니다. ㅋ

이거 꼬치가 우리가 흔히 먹는 오뎅 꼬치 같은 게 아니라, 회초리 같은 나무 막대기에요 ㅎㅎㅎ

회족거리-양꼬치
회족거리 양꼬치

완전 상남자 스타일로 막대기에 고기 꽂아서 구워주는 스타일 ㅋ

크기가 잘 가늠이 안되시면 아래 사진을 함 보시면 되겠습니다. ㅋㅋ

먹고-버린-양꼬치-막대들
먹고 버린 양꼬치 막대들 ㅋㅋㅋ

이게 다 양꼬치 먹고 버린 양꼬치 막대들 ㅋㅋㅋㅋㅋㅋ

저는 양꼬치 2개 먹으니까 배불러서 못먹겠더라구요 ㅎㅎㅎ

양꼬치 한국에서도 많이 먹어보고 중국에서도 많이 먹어봤는데, 진짜로 여기서 먹은 양꼬치가 제일 맛있는 거 같더라구요. 서안 또 오게 되면 여기는 꼭!!! 다시 와서 또 먹어보고 싶네요~

몇몇 후기들을 보면 잡내가 너무 나서 못 먹었다는 분들도 계신데, 제가 운이 좋았던 건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너무 맛있었어요. 이것도 복불복일지도…

시안의 밤거리 정취

시안의-현대식-건물들
시안의 현대식 건물들

회족거리 끝까지 걸어 나와서 보니, 날씨도 좋고 해서 소화도 시킬 겸 무작정 걸어 봤습니다.

서안 시내에는 이런 현대식 건물들도 많이 있고, 옛 성벽부터 종루, 고루 같은 옛 건물들도 같이 공존하고 있어 보는 즐거움이 있네요.

야경도 정취가 있고 바람도 선선하고 참 좋았습니다.

시안의-옛-건물들
시안의 옛 건물들

시안의 야경은 중앙에 종루가 아주 화려하게 빛나고, 남북으로 대로가 쭉 뻗어있는데, 그 끝에는 시안 성벽이 불빛을 받으며 우뚝 서있어서 현대와 고대가 공존하는 모습이 뭔가 낯설기도 하고, 중국스러운 정취도 느껴집니다.

한참을 걷다 보니 처음 출발 했던 종루 근처의 덕발장 앞에 까지 왔네요.

덕발장 앞에는 계단이 스탠드처럼 되어있어, 밤에는 이렇게 버스킹 하는 젊은 친구들도 있습니다. 맥주 한 캔 사들고 저희도 옆에 앉아서 구경하다가 왔습니다.

덕발장-앞-버스킹-구경
덕발장 앞 버스킹 구경

내일은 버스 타고 화청궁, 진시황릉, 병마용갱 등을 둘러볼 예정입니다. 내일 일정이 하이라이트가 될 거 같네요. 시안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하고, 시안이 유명해진 이유이기도 하고요.

이 세 곳이 같은 버스 노선에 있어서 내일 하루에 다 몰아서 가보려 하는데, 아마 요 세 군데만 가도 하루가 다 갈 거 같습니다.

오늘은 이만 돌아다니고 일찍 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