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적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보며 자란 새대들은 아마 ‘인어공주’, ‘미녀와 야수’ 등 애니메이션이 극장에서 상영되기 시작한 때를 기억 하실겁니다.
당시 기억을 돌이켜보면, 극장판으로 상영되기 시작하면서 뮤지컬 영화 형식으로 주제곡 OST들도 인기를 끌었는데, 대표적으로 ‘인어공주‘(1989) 에는 ‘Under the Sea‘, ‘미녀와 야수‘(1991) 에는 ‘Beauty and the Beast‘ 등 노래들이 인기를 끌었습니다.
저는 ‘미녀와 야수’ 부터 극장에서 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로 쭉 매년 디즈니 애니메이션 영화가 개봉하면 보곤 했었죠.
그러던 중, 1999년 ‘뮬란‘ 이라는 작품이 등장합니다. 당시 디즈니 영화에 처음으로 등장한 동양인 캐릭터가 너무 인상적이었기에 기억에 남고, 내용도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마치 서양의 ‘잔다르크‘처럼 전쟁 영웅이 된 여자 아이의 이야기였는데, 병약한 아버지를 대신해 남자로 위장해 군대에 자원하여 어려운 훈련들과 전쟁을 거쳐 결국 큰 공을 세우게 되는 이야기 영웅의 성공 스토리입니다.
그런 뮬란이 이번에는 실사판으로 다시 제작이 되었는데, 예상과 달리 흥행이 저조하다고 하네요. 어떤 이유일까요?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영화 ‘뮬란’은 실화인가?
애니메이션이 개봉되던 당시에도 뮬란이 실존 인물인지에 대해 얘기가 많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실제 모티브가 된 인물이 있었고 그 캐릭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스토리로 알고 있습니다.
그 인물은 바로 ‘화목란(花木蘭)‘ 으로 중국 남북조시대(420~589년)의 문학 작품인 《목란사》에 등장하는 여자 영웅입니다.
명나라 시대 문인 서위가 《목란사》를 바탕으로 《자목란참부종군》(雌木蘭替父從軍, 여자인 목란이 아버지를 대신에 군대에 가다)을 엮었는데 여기에서 처음으로 화목란 이라는 이름이 나왔다고 하네요.
참고로 ‘목란(木蘭)’은 사실 중국어 발음 그대로 하면 나무(木)를 뜻하는 ‘Mù’ 와 난초(蘭)를 뜻하는 ‘lán’ 을 합하여 ‘Mùlán’, 즉 중국식 발음으로 보면 ‘무란’ 이 되는데요, 이 두 단어를 합하여 영어식으로 발음하다 보니 ‘뮬란’이 된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럼 이번에 발표된 실사판 영화 ‘뮬란’은 왜 흥행이 저조하고 보이콧 얘기까지 나오게 된 걸까요?
사실 이번 실사판 영화는 발표 전부터 여러 논란거리가 있었는데요, 그 중 가장 큰 이유는 아래 3가지가 아닌가 싶습니다.
논란 1. 유역비 홍콩 탄압 지지
가장 큰 논란은 뮬란을 연기한 여배우 ‘유역비’의 홍콩 탄압 지지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얼마 전 홍콩 민주화 운동에 무자비한 폭력 진압으로 많은 홍콩 시민들이 다치고 피해를 입는 상황이 벌어졌는데요, 당시 유역비는 자신의 SNS에, ‘나는 홍콩 경찰을 지지한다‘, ‘홍콩은 부끄러운 줄 알아라‘ 등 민중을 탄압하는 공권력을 지지하는 발언을 한 바가 있습니다.
개인의 정치적 성향이나 의사를 여기서 뭐라 하고 싶진 않으나, 뮬란은 당시 제일 약자였던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차별이 난무하는 시대를 극복하고 스스로 일어선 인물인데, 그런 인물을 연기하는 사람으로서 너무 맞지 않는다는 평이 많았습니다.
논란 2. 신장 위구르 관련
영화 엔딩크래딧 부분에 보면 ‘신장 위구르 지역 공안에게 감사한다‘ 는 내용이 있는데, 신장 위구르는 현재 인권탄압 이슈로 많은 논란이 있습니다.
신장 지역 사람들의 종교는 주로 무슬림으로, 중국 정부가 수용소를 만들어 위구르족 100만~200만명을 감금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는 곳인데, 중국 정부는 직업교육기관일 뿐이라며 의혹을 일절 부인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마 중국 내 촬영을 일부 신장지역에서 진행했을거고, 촬영 시 여러 편의를 봐주어서 감사하다는 의미로 이해는 되지만, 굳이 그리 먼 지역까지 가서 촬영하고 욕먹고 하는 게 안타깝기만 하네요…
논란 3. 원작 스토리 수정
마지막으로 영화에서는 원작 애니메이션의 스토리와 몇 가지 달라진 점이 있습니다.
우선 애니메이션 원작에서는 뮬란이 여성이 가진 한계를 극복해 나가면서 점차 성장하는 캐릭터로 묘사되는 반면, 영화에서는 태어날 때 부터 재능을 타고난 무술 천재로 나옵니다. 사실 이 부분은 작품의 큰 줄기라 볼 수 있어 원작을 통해 감동을 받았던 많은 팬들이 실망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많은 지적을 받는 부분 중 하나가, 바로 남자 주인공이었던 ‘리샹’이 등장하지 않는 점입니다.
리샹이 제외된 이유를 제작진들은 ‘미투 운동 이후, 여성인 뮬란이 남성 상관과 애인이 된다는 것을 문제로 보고 수정을 했다’라는 의견을 보이고 있는데요, 이 부분도 미투랑은 별 관련이 없어보이고, 원작에서는 뮬란이 여성인 걸 뒤늦게 알아챈 리샹이 부대에서 내쫓는 모습도 나오기에 굳이 그렇게 했어야 하는가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마치며…
이상으로 영화 뮬란이 근래 논란이 되고 있는 3가지 이유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그래서인지 영화는 개봉 후 흥행 참패로 이어지고 있는데요, 개인적으로 원작 애니메이션을 너무 재미있게 봤던 터라 영화도 잘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또 그래야 디즈니 애니메이션 시리즈들이 계속 실사판으로 만들어질 수 있을테니까요.
이번 실패를 거울 삼아 다음 작품에서는 원작의 느낌을 최대한 살리고 논란의 불씨를 키우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