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쓰는 한자는 다르게 생겼네? 간체자(简体字)와 번체자(繁体字)

Photo of author

By 월량선생

오늘은 한자의 2가지 형태, 간체자(简体字)번체자(繁体字)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예전 중국어를 처음 공부할 때를 돌이켜 생각해보면 가장 생각 나는 게…

“이 한자들 다 외워야 하는 건가?” 라는 것과,
“한자 모양이 내가 알던 것과 다르네?” 일거 같습니다.

저는 어려서부터 아버지께서 한자를 직접 가르쳐 주셔서 공부를 했는데요, 한자는 꽤 많이 알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었는데 처음 중국어 접했을 때는 무슨 글자인지 몰라 당혹스러웠던 기억이 있네요. ㅎ

중국에서는 우리가 알고 있는 한자를 간략하게 모양을 바꿔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간략한 글자체라고 해서 간체자(简体字), 또는 간화자(简化字) 라고 부르는데요, 오늘은 이 간체자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간체자(简体字)란?

간체자 번체자

간체자(简体字) 또는 간화자(简化字)는 중화인민공화국 주도로 창안된 한자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간체자는 과거 중국에서 존재했던 약자체를 모두 통칭하는 말이고, 현재 중국에서 사용되고 있는 규범화된 글자체만 지칭하는 말은 간화자라고 합니다.

중화인민공화국에서는 원래의 전통적인 글자를 번체자(정체자)라고 하고, 중화민국(대만)에서는 정체자라고 부르며 간화자는 인정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쓰는 글자도 정체자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지금 위에 쓴 간체자(简体字) 라는 글씨도 간체자네요 ㅎㅎ 정체자로 쓰면 아래와 같습니다.

간체자 번체자

보시다시피 정체자는 글자 획 수가 많아 글자 쓰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불편함이 있어 간소화가 필요하다 생각한 것이지요.

사실 이러한 한자 간략화 현상은 아주 옛날부터 자연스럽게 있어왔던 것이긴 합니다만, 현재의 간화자는 중화인민공화국의 정치적 목표에 따라 진행된 사업이기에 비판적인 여론도 있어왔습니다.

간체자의 역사

한자 간략화 운동은 청나라 시대부터도 있어 왔습니다.

청나라 말기, 1909년, 육비규(陸費逵)가 〈교육 한자〉창간호에 “일반 교육에 속자를 채용해야 한다.(普通敎育應當採用俗體字.)”라는 논문을 발표하여 간략화 운동이 시작되었고, 1919년 5.4 운동 이후 중국의 전통 문화와 가치에 대한 반발이 심해지며, 그 가운데서 한자를 중국 근대화의 장애물로 여기는 경향이 강해졌습니다.

이 시기에 한자를 간략화하거나 아예 없애자는 주장들이 지식인들에 의하여 강하게 제기되었는데, 중국의 대문호인 루쉰은 “한자가 멸하지 않으면 중국이 반드시 망한다.(漢字不滅, 中國必亡.)” 라고 까지 주장하였습니다.

중국 대문호 루쉰

오늘날 통용되는 간화자 체계는 중화인민공화국이 1950년대에서 1960년대에 추진한 결과물로서, 1955년, 중국 문자 개혁 위원회(中國文字改革委員會)가 ‘한자 간화 방안 초안(漢字簡化方案草案)’을 발표하고, 1956년 1월 ‘한자 간화 방안(漢字簡化方案)’이 정식으로 발표되어, 514자의 간체자와 54개의 간화된 변과 방이 채용되었습니다.

그 뒤, 간화자는 1959년까지 네 번 발표되어, 1964년 ‘간화자 총표(簡化字總表)’로 정리되었습니다.

간략화 예시

간체자를 만든 몇가지 예시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같거나 비슷한 음의 다른 한자로 대체

餘(남을 여) → 余(나 여)
後(뒤 후) → 后(뒤 후)
裏/裡(속 리) → 里(마을 리)
豐(풍년 풍) → 丰(예쁠 봉)
穀(곡식 곡) → 谷(골 곡)
醜(추할 추) → 丑(소 축)

2) 간략한 서체로 변환

書 → 书
門 → 门
長 → 长
樂 → 乐
車 → 车

3) 일부분만 남기고 지우기

廣 → 广
習 → 习
親 → 亲
業 → 业
鄉 → 乡

간체자 논쟁

간체자가 중화인민공화국에 의해 창안된 이래, 간체자의 편리함을 주장하는 사람들과 정체자의 우수성을 주장하는 사람들 간의 논쟁이 아직까지도 계속 되고 있는데요, 이 논쟁을 중국에서는 번간지쟁(繁簡之爭)이나 정간지쟁(正簡之爭)으로 부릅니다.

그리고 간체자를 쓰는 사람들과 정체자를 쓰는 사람들 사이에 대화는 가능하지만, 글이나 출판물 등을 서로 일기 어려운 상황도 있어 이 논쟁은 중화권 뿐만 아니라 해외 화교들 사이에서도 격렬한 논쟁을 불러왔습니다.

간체자와 정체자 모두 각각의 장점이 있는 만큼 어느 것이 더 낫다고 판단하기는 어려울 거 같네요.

같이 읽으면 좋은 글:

영화 ‘호우시절’의 제목 4글자에 담긴 뜻은? – 두보(杜甫)의 ‘춘야희우(春夜喜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