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란 나라는 드넓은 국토 면적만큼 정말 다양한 풍경을 볼 수 있는데요, 산과 강, 그리고 사막과 호수 등 지역 별로 특색 있는 장관을 연출합니다.
그 중에서도 중국의 산은 그야말로 절경 중의 절경을 연출하는데, 중국에 그 많은 산 중에서도 특별히 5개의 산(태산, 화산, 형산, 항산, 숭산)을 최고로 꼽아 ‘오악(五岳)‘ 이라 부릅니다.
그 유래는 중국 전설 속의 창세신인 ‘반고‘가 죽으면서 몸과 머리가 나뉘어 5개의 산을 이루었다는 얘기도 있으나, 일반적으로는 한(漢)나라 무제 때 들어서 오악의 개념을 정립했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하지만 ‘오악’이라는 단어로 명시적으로 하지 않았을 뿐, 그 전 전국시대에도, 진나라 시대에도 이들 산들을 숭배하던 흔적들이 있어 사람들에게는 오래전부터 숭배의 대상이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중국의 오악은 아래 그림과 같이 숭산을 중심으로 동서남북 위치에 배치된 형상입니다.
동악(东岳) 태산(泰山) 1,545 미터
서악(西岳) 화산(華山) 2,155 미터
남악(南岳) 형산(衡山) 1,300 미터
북악(北岳) 항산(恒山) 2,016 미터
중악(中岳) 숭산(嵩山) 1,492 미터
1. 동악(东岳) 태산(泰山)
태산은 중국 산둥성 타이안 북쪽에 있는 중국 본토의 대표적인 산 가운데 하나이며, 산둥성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최고봉은 1535 미터 높이의 옥황봉입니다.
예로부터 신령한 산으로 여겨졌으며, 진시황제나 전한 무제, 후한 광무제 등이 천하가 평정 되었음을 정식으로 하늘에 알리는 봉선 의식을 거행한 장소이기도 합니다.
태산은 반고의 머리가 변하여 된 것으로 탄생과 부활을 의미하므로 오악 중에서 가장 신성한 곳으로 여겨져서 오악독존(五嶽獨尊)이라고도 불립니다.
우리에게도 아주 익숙한 표현들 중에도 자주 등장하는데, “태산이 높다 하되 하늘 아래 뫼이로다“라는 구절의 시조부터, “걱정이 태산 같다“, “갈수록 태산“ 같은 말들에 등장하는 그 태산이 바로 이 태산입니다.
태산 하면 또 생각나는 것이 시성(詩聖) 두보의 ‘망악(望岳)‘ 이라는 시인데요, 두보의 대표적인 시 중의 하나로, 저는 특히 맨 아래 두 구절을 좋아합니다.
망악(望岳) / 두보
대종부여하 (岱宗夫如何) 대종(태산)은 어떠한가
제노청미료 (齊魯靑未了) 제나라와 노나라로 이어져 끝없이 푸르구나
조화종신수 (造化鐘神秀) 천지에 신령함 여기에 다 모이고
음양할혼효 (陰陽割昏曉) 음지와 양지로 어둠과 밝음이 갈라지는구나
탕흉생층운 (湯胸生層雲) 가슴을 씻어내며 층계구름 솟아 오르고
결구입귀조 (決□入歸鳥) 새들은 입 벌리고 둥지로 날아드는구나
회당능절정 (會當凌絶頂) 언젠가 꼭 정상에 올라
일람중산소 (一覽衆山小) 뭇 산이 작음을 한눈에 굽어보리라.
2. 서악(西岳) 화산(華山)
화산은 중국 시안시 동쪽으로 약 120 km 정도에 위치하고 있으며 높이 2,437m의 험준한 바위산으로, 5개의 봉우리가 화려하다고 해서 ‘화려할 화(華)’자를 써서 화산이라 합니다.
예로부터 ‘천하제일산‘ 이라 해서 그 경관이 빼어나기로 유명했는데, 오악 중 제가 유일하게 가본 산이라 경치 하나는 확신합니다. ㅎ
저는 가을에 갔는데 케이블카를 타고 산 정상에 도착하는 겨울이더군요. 정말 높고 깎아지는 절벽에 넋을 잃게 되는데요, 제가 이때 케이블카라는 걸 태어나서 처음 타봐 가지고 진짜 기절하는 줄 알았습니다. ㅎㅎ
무협지 좋아하시는 분들은 ‘화산파‘의 그 화산이라고 하면 아실 거 같습니다. 김용의 ‘소오강호‘의 주인공이기도 한 영호충과 관련된 장소도 있고, 또 화산은 도교 성지이기도 해서 절벽 곳곳에 도인들이 수행하던 곳들도 보입니다.
나중에 따로 시안 여행 올리면서 같이 올리겠지만, 정말 화산 서봉 꼭대기 올라 가보면 인간이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깨닫게 됩니다.
3. 남악(南岳) 형산(衡山)
형산은 중국 후난성(湖南省) 헝양시(衡阳市) 난위에구(南岳区)에 위치한 산으로, 다른 오악보다 남방에 있다 보니 기후가 따뜻하고, 경관이 좋아 오악독수(五岳獨秀)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준엄한 산세와 기이한 산봉 72봉으로 인해 오악 중 가장 빼어난 산으로 불리우며, 또한 역대로 많은 불교와 도교 신자들이 형산에 유명한 절과 암자를 지어 형산은 장수의 산으로도 불리웁니다.
4. 북악(北岳) 항산(恒山)
항산은 중국 산서성(山西省)에 위치한 해발 2,017m의 산으로, 산맥이 150여km 이어진 어마어마한 규모의 산입니다.
항산은 그 형세가 험악하여 예로부터 군사상 전략적 요지였는데요, 북송의 명장이었던 양계업(楊繼業)은 일찍이 이곳에 군대를 집중 배치하여 암반 위에 보루와 진지를 구축해 놓고 잔도를 만들어 지금까지 그 유적이 남아 있습니다.
항산이라고 하면 잘 모르는 분들도 있으시겠지만, 여행 상품 중에는 ‘태항산‘이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으며, 또한 그 이름에 걸맞게 중국의 그랜드캐년이라고 불리울 만큼 실로 그 규모가 엄청납니다.
항산이 유명한 이유 중에 또 다른 하나는 현공사(懸空寺) 입니다. 현공사(懸空寺)는 말 그대로 공중에 매달려있는 절인데, 깎아지는 절벽에 매달려 세워져 있어 보기만 해도 아찔합니다.
5. 중악(中岳) 숭산(嵩山)
숭산은 중국 허난성(河南省) 중부에 위치하여 오악 중에서도 가운데 위치하여 중악(中岳)이라 불립니다.
숭산은 중국 도교(道教)의 성지이자 소림사(小林寺)가 위치한 불교(佛教)의 발상지이며, 또한 중국 신유교(新儒教)의 탄생지이기도 합니다.
숭산 안에는 태고대(太古代)부터 원고대(原古代), 고생대부터 신생대에 이르기까지 다섯 시대의 지층을 한 곳에서 완벽하게 보존된 상태로 볼 수 있는 하나의 천연지질박물관과도 같은 곳으로도 유명합니다.
또한 산악 신앙의 대상으로 고대로부터 30여 명의 황제와 150여 명의 저명한 문인들이 몸소 숭산에 올랐으며, 신선(神仙)이 모여 산다는 신령한 땅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마치며…
이상으로 중국 오악으로 불리는 태산, 화산, 형산, 항산, 숭산에 대해 간략하게 살펴보았습니다.
사실 중국에는 오악 외에도 장가계, 황산 등 유명한 산들이 너무 많은데요, 기회가 되면 한번 여행으로 가 보시면 좋을 거 같습니다.
참고로 중국 여행 가실 때, 중국 산들은 우리나라보다 규모가 큰 경우가 많아 올라갈 수 있을까 걱정하시는 분들도 계신데요, 그래서 그런지 유명한 산들은 대부분 케이블카 시설이 잘 되어있어서 정상까지 올라가는 게 어떻게 생각하면 우리나라보다 더 편할 수도 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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